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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표정 바꾼 일본…백신 믿고 “올림픽 강행” 분위기

도쿄올림픽 개최와 관련한 일본 내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당초 부정적 반응이 압도적이었는데, 코로나19 백신이 널리 보급되면서 긍정적인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어떻게든 강행하려는 일본 정부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 표정도 밝아지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7월로 예정된 2020 도쿄올림픽 관중 관련 대책을 3일 화상회의로 논의한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회의를 주재하며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마루카와 다마요 일본 올림픽 담당상, 하시모코 세이코 올림픽조직위원장,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가 참여하는 5자 회담 형식이다. 핵심 안건은 올림픽 기간 중 해외 관중 입장을 허용할지 여부다. 일본 내 올림픽 성화봉송이 시작되는 25일 이전에 최종 결론을 내는 게 목표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4월 또는 5월 초쯤 해외 관중의 도쿄올림픽 관전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후 일본 정부가 “논의 시점을 앞당겨야 한다. 7월 23일 개막을 앞두고 준비 일정이 지나치게 촉박할 수 있다”고 요청했고, 일정이 바뀌었다. 올 초까지도 일본 국민 대다수는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해 비관적이었다. 우선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대회가 파행을 겪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또 올림픽이 코로나19 재확산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근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정상 개최는 기정사실로 하는 분위기이고, 해외 관중 입장 허용 여부를 논의하는 단계까지 급진전했다. 전 세계적으로 백신 보급과 접종이 진행되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눈에 띄게 주춤해졌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테니스 메이저 대회인 호주 오픈과 미국 프로풋볼(NFL) 결승전 수퍼볼 등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가 무사히 열렸고, 심지어 관중까지 입장했다. 이런 요인들이 ‘어떻게든 개최’를 주장하는 일본에 힘을 실어줬다. 대회가 취소될 경우 4조5000억엔(48조원)의 경제적 손실이 예고된 만큼, 일본 정부는 강행 의지가 확고하다. IOC는 올림픽 출전 선수 대상 방역 가이드라인을 완성했다. 당초 올림픽 참가 선수 전원에게 백신 접종을 의무화할 계획이었다가 ‘접종 장려’로 수위를 낮췄다. 일부 선수가 “백신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이 밝혀지기 전까진 접종을 거부한다. 강요할 경우 올림픽을 보이콧하겠다”며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다. IOC는 의무 접종 규정을 없애는 대신, 대회 기간 주기적으로 코로나19 전수 검사를 하기로 했다. 다만 “가급적 자국에서 백신을 맞고 일본에 오도록” 각국 올림픽위원회(NOC)를 설득할 계획이다. 올림픽 해외 관중 입장 허용의 최대 변수는 역설적으로 개최국 일본 자신이다. 내부적으로 코로나19 방역 준비 상태가 미비하다. 일본은 지난달 17일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하지만 백신 확보에 차질이 빚었고, 접종 관련 방침도 수시로 바뀌는 등 혼란을 겪었다. 일본 정부는 당초 “도쿄올림픽 이전까지 전 국민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코로나19 프리’를 선언할 예정”이라고 홍보했다. 최근 “6월 말까지 의료 종사자와 고령자에 한해 2회 접종을 마칠 수 있을 것 같다”고 슬며시 발을 뺐다. 한국도 도쿄올림픽이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도록 힘을 보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3·1절 기념식 담화에서 “도쿄올림픽이 한일간, 남북간, 북일간, 그리고 북미간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올림픽과 관련해) 우리 정부는 성공 개최를 위해 일본 정부와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체육회도 정상 개최를 전제로 한창 준비 중이다. 지난달 18일 진천선수촌에서 국가대표 훈련 개시식을 열고 올림픽 선전의 각오를 다졌다. 한국은 이번 도쿄올림픽에서 양궁, 유도, 태권도, 레슬링, 펜싱 등에서 금메달 7개 이상 획득이 목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2021.03.03 08:32
스포츠일반

"후쿠시마라도 뛰고 싶다" 올림픽 보이콧에 애타는 선수들

충북 진천선수촌을 찾은 6일, 웨이트 트레이닝센터 앞 전광판에선 ‘도쿄 올림픽 D-353’이라는 글자가 한낮인데도 밝게 빛났다. 내년 도쿄올림픽 개막일(2020년 7월 24일)까지 1년이 채 남지 않았다. 수은주는 섭씨 34도를 가리켰고 선수들 이마에선 땀방울이 흘렀다. 선수촌에서 마주친 선수들 표정이 미묘했다.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일본 아베 정권의 경제 보복에 따른 한·일 관계 악화, 그리고 그에 따라 나오기 시작한 ‘도쿄 올림픽 보이콧’ 주장 때문이었다. 한 전문여론조사기관은 5일 “국민 10명 중 7명이 도쿄 올림픽 보이콧에 찬성”이라고 전했다. 또 같은 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동근 의원은 “도쿄 올림픽이 방사능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면 보이콧하는 것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촌에서 만난 선수들과 지도자들은 “민감한 시기에 실명으로 보이콧과 관련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양해를 구했다. 그러면서도 익명보도를 조건으로 몇몇 선수가 입을 열었다. 한 선수는 “한·일 관계도, 국민 정서도 이해하겠다. 그래도 스포츠와 정치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올림픽만 바라보며 4년 아니, 평생 준비한 선수들이다. 선수 십중팔구는 ‘보이콧이 과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수출대상국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 명단)에서 제외한 뒤, 일본과 스포츠 교류가 전면 중단됐다. 국내 팀과 경기단체는 일본 대회 출전이나 전지훈련을 백지화했다. 일본팀 국내 초청도 취소가 잇따랐다. 그렇다 보니 대회 출전차 일본을 갈 수밖에 없는 경우 난감해한다. 오는 25일 일본 도쿄에서 세계유도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우승자는 올림픽 출전권 획득에 절대적인 랭킹 포인트를 2000점 확보한다. 여타 대회의 3배 이상이다. 대한유도회 관계자는 “세계선수권 포기는 올림픽 포기나 다름없다. 랭킹포인트 부족으로 올림픽 출전자격을 얻지 못하면, 국내선발전에서 1위를 해도 올림픽에 못 나간다”고 말했다. 매트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들도 대회지가 일본이라는 얘기는 되도록 삼간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를 겪은 일본 정부는 내년 도쿄올림픽이 ‘부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로 여긴다. 그 일환으로 야구 한 경기를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67㎞ 떨어진 아즈마 구장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올림픽 보이콧’ 주장의 근거 중 하나가 선수 안전 문제다. 선수 생각은 어떨까. 국가대표로 뽑힐 가능성이 큰 한 프로야구 선수는 “2008년 베이징에서 선배들이 금메달을 따는 걸 보고 감동했다. 야구는 올림픽 정식 종목에 다시 빠질지 모른다. 방사능이 걱정되지만 일단은 나가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선수촌에서 만난 선수 대부분은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가 후쿠시마산 식자재로 만든 음식을 선수단에 공급하는 문제는 크게 우려했다. 한 선수는 “진짜로 후쿠시마 농수산물이 식단에 올라오냐”고 되물은 뒤 “즉석밥·라면·반찬에 물까지 싸가야겠네”라고 걱정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출신 한 선수는 “방사능과 음식이 걱정되는 건 사실이다. 올림픽이 일생에 한 번뿐이라고 해도 대책과 안전이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목숨 걸고 갈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올림픽을 보이콧할 경우, 선수들은 명예와 각종 혜택(포상금·연금·병역 등)을 포기해야 한다. 오히려 이는 작은 문제일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나 종목별 국제단체로부터 향후 올림픽 등의 국제대회 출전 기회 박탈 등의 징계를 받을 소지가 있다. 보이콧 주장이 정치권에서 나왔지만, 참가 여부 결정은 대한올림픽위원회(KOC, 대한체육회가 통합운영 중)가 한다. 김보영 대한체육회 홍보실장은 “실제 보이콧 논의는 현재 없다”며 “올림픽 참가 결정이 KOC 소관이라고 해도 KOC가 독단으로 결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정부가 결정하지는 않지만, 실무적으로는 주무 부처인 문체부와 협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치용 선수촌장은 “올림픽까지 아직 1년이 남았다. 선수들은 일단 올림픽에 참가할 거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게 맞다”며 “후쿠시마산 식자재에 대한 불안감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만큼 급식소 운영과 도시락 지원 확대 등은 고려해 볼 것”이라고 했다. 선수촌을 나오는 길에 만난 한 선수가 이렇게 말했다. “개인적으로 일본제품 불매운동도 하고 있다. 올림픽 보이콧도 할 수 있는 일이겠지만, 일본 땅에서 일본을 꺾고 우리가 강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8.08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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